Who We Are – About Arc’teryx

“퓨마 출현 위험지역”, 밴쿠버 북부 마을 능선의 트레일 헤드 초입에 붙은 노란색 표지판이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와이파이(Wi-fi)와 야생 생태계가 공존하는 이곳은 마을 한복판에서 어느 순간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거친 자연이 펼쳐지죠. 북부 연안의 산맥들은 코스트산맥으로 향하는 입구와도 같아요. 또 세계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스쇼어(The North SHORE)는 대도시 밴쿠버의 일부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아웃도어의 중심지 이기도 합니다.세계의 산악 자전거 트렌드를 이끄는 광범위한 바이크 트레일을 가꾸고 지원하는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으며 가장 독특하고 테크니컬 하기로 이름난 트레일의 본고장입니다. 이곳의 트레일은 대부분 가파른 경사로 시작하는데, 밴쿠버 도시의 경치와 주변에 끝없이 펼쳐진 산맥들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아크테릭스의 본사와 디자인 센터는 이곳 노스쇼어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입구의 경고 안내판에는 최소로 지참해야 하는 적합한 장비에 대한 정보가 쓰여있어 등반을 과소평가하고 준비되어 있지 않은 하이커들을 다시 돌아가게 합니다.이 곳에서 인기가 많은 트레일들은 대부분 간단한 하이킹을 경험해볼 수 있고 소셜 미디어에 사진 올리기 좋은 루트들이지만, 상급자용 트레일은 삽시간에 더 위험한 지역으로 변모하며 날씨에 실시간으로 영향을 받기도 하죠. 가끔은 산악 전문가들조차 실종되거나 구조되는 일도 일어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늘 높이 뻗은 나무들이 드리우는 초록색 그림자는 트레일을 미로처럼 만듭니다. 흐르는 물소리에 잠겨 다른 소리는 들을 수 없고 아무리 걸어도 계속해서 같은 지역을 맴돌게 되죠. 기상 상황은 구조 작업을 더디게 합니다. 도시에서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로 안전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 쉬울 뿐이죠.

코스트산맥에서 더 북쪽으로 내려가면 험난한 산악 지대로 접근 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과 트레일 헤드가 바로 고속도로와 맞닿아 있어 세계 최고의 접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습하고 진흙이 많은 온대우림에는 이끼로 뒤덮인 상록수들이 멋들어진 나무뿌리와 얽히고설켜 고산의 초원과 암석 지대를 가로질러 가파른 정상까지 펼쳐집니다.

6월 중순이라기엔 눈이 예상보다 더 많이 쌓여있었던 어느 날의 야간 산행이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헬기로 사람들이 구조되는 과정을 몇 시간이나 지켜봤던 날이었죠. 주차장에서 DSLR 카메라를 들고 있는 한 남자를 마주쳤어요. “능선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나요?” 가벼운 재킷과 청바지만 걸친 그가 저에게 물었죠. “10km 정도 가면 되지만 지금은 눈이 많이 쌓여있으니 장비를 제대로 꾸려서 나중에 다시 오는 게 좋을 거다.”라는 제 말을 무시한 채 산행을 강행하는걸 지켜 볼 수 밖에 없었어요. 지역 구조 대원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바쁜 직업인데는 이유가 다 있나 봅니다.

종합적인 등산 지식을 전부 알아야 하는 이곳의 산행은 마치 생존의 줄타기와도 같습니다. 산길이 외지고 험해 발목염좌 같은> 간단한 부상에도 공중 구조작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주변 경치 때문에 최대 집중력을 요하는 루트 파인딩과> 발 디딜 곳을 찾는 과정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최대의 보상이 될 뿐이며 날씨 또한 매우 적대적이죠. 정상에 섰을 때 구름밖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라도 멈춰 서면 이내 차가운 비에 젖은 몸이 냉기를 느끼게 합니다. 이런 고난의 길을 즐길 줄 아는 자 만이 정상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나는 달리기를 하면서 산과 친숙해졌죠. 산에 있을 때면 굉장히 활기가 넘칩니다. 산은 변덕이 심하며 용서하는 법이 없어요. 존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죠. 산은 고통과 고독을 동반하게 하며, 깊은 자연으로의 모험과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Kwíyeqel lheq'elómet.

코스트산맥은 언제나 나를 겸손하게 합니다. 험난한 만큼 우리에게 칠전팔기의 정신을 북돋아주죠. 그렇게 이룬 성과는 강한 중독성을 느끼게 합니다.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도전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기술들을 터득하게 하죠. 더 많은 경험을 할수록 그 너머에 끝없이 존재하는 거대함에 경외를 느끼게합니다.

* Kwíyeqel lheq'elómet는 캐나다 원주민들의 언어로 “등반하라, 그리고 너 자신을 알라”를 뜻합니다.